한국부동산원 검증 거쳐 공사비 최종 확정 … 내년 1월경 일반분양 목표

“오늘은 지난 4월 15일 공사가 중단된 이후 딱 6개월만의 총회다. 이번 총회는 뒤에 보시는 것처럼 유치권 현수막이 걸려있고 타워크레인이 중단된 상태에서 공사재개를 위한 주요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모인 회의로, 전체 6150명 조합원 중에서 약5700여명이 참석해 성공적으로 회의를 통과시켜 마쳐주신 것에 대해서 오늘 성공적 총회 결과를 축하드린다.”

신임 조합장으로 선출된 박승환 조합장의 첫 인사말은 총회 성료에 따른 기쁨과 함께 아쉬움도 띄고 있었다. 전임 집행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공사가 6개월간 중단되며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서다.

지난 15일 동북고교에서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박승환)이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지난 8월 11일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체결된 합의를 바탕으로 공사재개를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 날 총회는 합의문에 따라 공사변경계약 체결을 의결하는 한편 공사비 검증 등 일반분양에 필요한 후속 조치 그리고 신임 집행부 선출 등 23개 안건을 결의하고자 마련됐다.

이 날 총회엔 전체 조합원 6150명 중 절대다수에 가까운 5700여명이 참석해 공사재개 및 사업정상화에 대한 조합원들의 뜨거운 희망을 짐작케 했다. 3시간 가량 진행된 총회 결과 상정된 모든 안건이 약5500표에 달하는 절대적 찬성을 받으며 원안 통과됐다. 신임 집행부로는 박승환 조합장과 감사 2인 그리고 이사 6인으로 3기 집행부를 구성하게 됐다.

15일 임시총회가 성료됨에 따라 둔촌주공은 17일 공사재개를 위한 기공식을 가지며 재출발에 대한 굳은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박승환 조합장은 “총회 직후 일반분양을 위한 구청 심사 신청을 마칠 예정으로 현재 관련 준비가 잘 되고 있으며, 오는 12월경 다시 한번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해 일반분양을 위한 제반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지난 2020년 6월 체결된 5천억원 상당의 공사비 증액계약의 유무효 여부를 두고 조합과 사업단이 충돌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공사변경계약을 거부한 조합은 이의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시공사와의 공사계약의 취소를 의결했고, 시공사가 공사중단으로 맞대응하며 극한의 대립구도가 시작됐다.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공사중단 사태는 7천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상환을 계기로 시공사업단측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기 시작했다.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조합이 파산되거나 경매에 넘어갈 것이란 흉흉한 전망이 미디어를 장악하기도 했다. 결국 7천억이란 거액을 조달한 여력이 없었던 조합은 사업단과 뒤늦은 합의에 이르게 됐다.

이 과정에서 무모한 사업추진으로 신뢰를 상실한 전임 집행부는 물러나고 비대위격인 조합정상화위원회가 뒷수습을 맡으며 합의과정을 조율했다. 박승화 조합장을 비롯해 신임 집행부 상당수가 정상화위원회 출신이다.

한편 전임 집행부의 일탈에 따른 대가는 가혹하기만 하다. 공사가 중단된 6개월 동안 공사비 3조2천억원은 금융비용, 원자재 가격 상승, 손실보상 등을 이유로 1조1600억원이 늘어난 4조3600억원 가량으로 변경됐다. 조합원 1인당 1억8천만원의 부담금이 추가된 상황이다. 게다가 공사기간도 1년6개월이나 늦어지게 됐다.

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요즘 추가 부담금을 상쇄하기 위해 사업기간을 최소화하고 분양수익을 최대한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분양가를 얼마로 책정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일정 부분 분양가를 상향시킬 수 있지만 조합원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하락세를 나타내는 분양시장 또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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